태영호 전 북한 공사 "한국 영화 등 소프트파워 계속 불어넣으면 '평양의 봄'충분히 가능"

"김정은 가장 무서워하는건 한국 소프트 파워 확산
北체제 소멸 확신가져야, 시간은 한국 쪽에 있다"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북한에 끊임없이 소프트파워를 불어넣으면 북한에 '평양의 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최근 미국 방문 후 돌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총살을 시켜도 북한 주민들이 몰래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걸 막을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뉴시스가 20일 보도했다.

작년 여름 한국으로 망명한 태 전 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미 정부와 의회 지도자, 주요 싱크탱크 관계자를 만나고 언론 인터뷰도 가졌다.

태 공사는 "이미 한국 드라마와 노래가 북한 전역을 휩쓸고 있으며 북한 당국이 사력을 다해 막으려고 하지만 불가능하다"며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소프트파워를 넣어서 북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끊임없이 소프트파워를 불어넣으면 북한의 변화는 100%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태 공사는 "북한 경제는 오랫동안 제재에 단련돼 왔기 때문에 대북 압박의 목표와 시한을 북한의 핵무기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차단에 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압박의 목표는 궁극에는 북한 체제의 변화 또는 소멸을 가져올 수 있는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레짐 체인지는 군사적 옵션이 아니라 정보 유입과 대북 압박으로 이루어내야 하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태 공사는 "김정은은 핵 개발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먹고 사는 것은 인민의 문제이고,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는 순간 자신의 권력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 핵 보유국 행세를 하면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어떤 협상도 거부할 것이고, 미국과 핵 군축 회담을 하자고 하면서 핵무기 몇 개, 미사일 몇 개 줄이는 대신 평화협정이니 미군철수니 하나씩 내놓으라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태 공사는 이어 "한국은 비핵화를 목표로 하지 않는 협상에는 결코 나가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면 인내심을 갖고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북한 체제는 변하거나 아니면 소멸한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시간은 우리 쪽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