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한인 업체 직장인들 오랫동안 정체된 급여에 실망감·상대적 박탈감 고조
대다수 초급 사원 시간당 12~14불 수준, 인상된 최저임금과 별 차이없어 
인상 요구, 이직등 쉽지않아 답답…업주들도 "상황 힘들어" 꿀먹은 벙어리  

  "최저임금이 12불로 올랐는데 우리 회사는 현재 직원들 월급 인상 얘긴 없네. 너희 회사는 무슨 소식 있냐?"

  "소식은 무슨…사장님이 아무런 말 없으시다. 최저임금 올라서 힘들어 할텐데 우리까지 올려주지 않겠지 뭐."

  7월부터 인상된 최저임금 소식이 나오고 나서 타운내 각각 다른 직장에서 일하는 한인 직장인들끼리 나눈 대화의 일부다.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자신들의 급여는 인상되지 않았다는 섭섭함과 실망감이 짙게 베어 있다.

 ▶가벼운 월급봉투는 그대로

  LA시와 LA카운티 직할구역 내 위치한 직원 26인 이상 사업체의 최저임금이 7월부터 12달러로 인상된 가운데 샐러리 형태로 급여를 받고 있는 한인 직장인들의 봉급 정체 현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미국의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대다수 직장인들도 계속 오르지 않는 가벼운 월급봉투 때문에 불만이 많이 쌓였다.  

  30대 중반의 여성 직장인 이모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게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나와는 관계가 없다는 생각에 좀 서글퍼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급여가 오르는 것에 회의적이다. 3년 정도 같은 직장에서 일해 오는 동안 월급이 오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사장님이 내년 쯤엔 인상될 수도 있다고 귀띔하긴 했지만 그것도 내년에 가봐야 알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특히 이런 상대적 박탈감은 젊은 층 초급 직원들에게서 두드러진다. 직장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이들은 처음엔 '낮은 보수'보다는 '일한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던 것이 사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열심히 일하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가 임금 인상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업종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게 한인 직장 초급 사원들의 경우 특수 직종을 제외하고 시간당 12~14달러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7월부터 12달러로 인상된 최저임금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되는 셈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최저임금, 2021년까지 계속 인상

 이런 상황은 한국 지상사는 물론 많은 한인 업체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에 급여 인상 여부를 묻거나 상의하는 것도 직원들 입장에서 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고용주나 상관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중한 업무까지 더해지면 이래저래 직장인들의 마음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향후 2021년까지 LA시 최저임금이 단계적으로 더 인상될 예정이라 상대적 박탈감은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다. 

 타운내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노모(34) 씨는 "급여를 더 많이 주는 회사로 이직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오랫동안 근무한 직장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주들의 마음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다운타운에서 의류업을 하고 있는 이모(60)씨는 "가뜩이나 최저임금이 올라 경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일반 직원들의 봉급까지 인상시켜주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겐 미안하지만 연매출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물가인상 등으로 지출은 더 늘어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