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들이 먼저 웃었다.
6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108년 만에 우승 탈환에 맞서는 시카고 컵스를 누르고 첫판을 기분좋게 따냈다.
클리블랜드는 25일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 코리 클루버의 완벽한 피칭에다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의 홈런 두 방(4타점)을 앞세워 컵스를 6-0으로 눌렀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승리로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선취점을 뽑아낸 경기(7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또 클리블랜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을 포함해 월드시리즈 9연승을 작성했다.
올 시즌 134개 도루로 메이저리그 1위를 차지했던 클리블랜드는 컵스 좌완 존 레스터를 맞아 기동력을 앞세운 야구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레스터가 좌완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1루 견제에 약한 약점을 파고든 작전이 초반부터 먹혀들어간 것. 레스터는 작년 44개의 도루 허용으로 1위, 올해는 38개로 뉴욕 메츠의 노아 신더가드에 이어 2위다.
1회 말 2사 후 3번 타자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린도어는 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레스터는 린도어의 출루 후 제구가 흔들리면서 연속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6번 타자 호세 라미레스가 친 타구는 빗맞으면서 3루 내야안타가 돼 린도어가 홈을 밟았다. 7번 타자 브랜드 가이어는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앞선 3차례의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21이닝 동안 단 1실점에 그쳤던 레스터로서는 땅을 칠 노릇이었다.
기선을 제압한 클리블랜드는 4회 말 9번 타자로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홈런을 3개밖에 치지 못했던 포수 페레스가 솔로 홈런을 날려 3-0으로 달아났다.
이후 추가 점수를 뽑지 못하던 클리블랜드는 8회 말 2사 1, 2루에서 페레스가 상대의 구원 헥터 론든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리며 승리를 굳혔다.
클리블랜드의 선발 클루버는 7회 선두 타자 벤 조브리스트(4타수 3안타)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좌완 앤드류 밀러에게 넘길 때까지 6.0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9개의 탈삼진 가운데 6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특히 클루버는 3회까지 8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이는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초 기록이다. 또 클리블랜드 선수 중 월드시리즈에서 8개의 삼진을 잡은 것도 그가 처음이다.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MVP 밀러는 7회 등판 후 볼넷과 하비에르 바에스의 좌전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3타자를 중견수 플라이와 탈삼진 2개로 틀어막는 괴력 같은 투구로 이름값을 했다.
이날 클리블랜드는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컵스 타자들을 상대로 탈삼진 15개를 기록했다.
한편, 26일 2차전은 클리블랜드 지역에 비가 예보돼 있어 예정보다 1시간 빠른 오후 4시에 시작한다. 2차전 선발투수는 클리블랜드 트레버 바우어, 컵스는 제이크 아리에타로 우완 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