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단서 장기미제사건 속속 해결 불구 46년간 풀지못한 세기의 영구 미제사건 주목

뉴스진단

범행 후 신문사에 보낸 편지서 37명 살해 주장
경찰 추정 유력한 용의자 사망, 범인 오리무중

장기 미제 강력사건 용의자를 뒤늦게나마 특정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DNA였던 점은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찰이 사건 발생 33년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특정하며 미국의 대표적 장기미제사건들도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미 수사기관이 최근 해결한 대표적 장기미제사건으로는 미국 최대 연쇄살인사건 중 하나인 '골든스테이트 킬러'사건이 꼽힌다. 1970~1980년대 미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12명이 피살되고 45명이 강간당한 이 사건 용의자 제임스 드앤젤로(72)는 첫 사건 발생 시점(1976년) 기준으로 42년만인 지난해 4월 붙잡혔다. 경찰은 1980년 벤추라 카운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나온 DNA를 단서로 수사를 재개했고 '계보 찾기 사이트'등을 통해 드앤젤로를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

1979년 발생한 살인사건 당시 나온 혈흔을 27년만에 발견하며 진범을 찾아낸 경우도 있다. 아이오와 시더래즈 경찰은 1979년 주차장에 있던 차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미셸 마틴코의 살해 용의자로 제리 린 번즈(64)를 지난해 극적으로 체포했다. 2006년 피해자 옷에서 타인의 혈흔을 발견해 이때부터 DNA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재수사에 착수한 덕분이었다.

미 수사 당국의 마지막 목표는 '조디액 킬러'다.

조디액 킬러는 1969년부터 1970년대 초에 걸쳐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와 인근 지역에서 모두 37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 범죄사상 가장 극악한 연쇄살인범 중 한 명이다.

용의자가 지역 언론사에 점성술 암호를 섞은 편지를 보내면서 황도 십이궁을 뜻하는 '조디액'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경찰이 확인한 피살자 시신은 7구이지만, 조디액 킬러는 37명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범인은 1974년 샌프란시스코 지역 일간지에 보낸 편지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07년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조디액'이란 영화가 개봉하며 사건이 재조명됐다.

2004년 4월에 이 사건을 중단한 경찰은 2007년 3월에 사건 수사를 재개하고 조디액이 보냈던 편지에 있던 암호문에 집중했다. 아무도 풀지 못했지만, 2011년 암호문을 완벽히 해독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범인의 이름까지 있었던 암호문을 푼 그의 이름은 '아서 리 앨런'. DNA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인물이다.

경찰은 일부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던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다시 긴급수배에 나섰으나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증거 찾기도 어려워 수사는 불가능 했다. 그 이후에도 많은 제보가 이어졌지만 범인은 잡을수 없었다. 결국 '조디액 킬러'는 아직까지도 풀지못한 세기의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