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기독교 신자 아버지, 무슬림 男과 교제한 10대 딸 살해
"남친 위해 이슬람으로 개종"에 격분, 부친 "남은 인생 감옥에서"
 모친 "종교 남성과 사귀는 것은 모욕, 딸이 가족 명예를 훼손했다"

[생·각·뉴·스]

 종교는 무섭다. 얼굴 색깔이 다른 인종 차별보다, 믿는 신이 다르다며 배척하는 종교 차별이 더 폐쇄적이다.   

 이스라엘에서 기독교 가정의 아버지가 무슬림과 교제를 한다는 이유로 다툼 끝에 자신의 딸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19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부 라믈라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기독교도인 아버지 사미 카라(58)가 자신의 딸 헤리에테 카라(17)를 흉기 살해한 혐의로 지난 16일 기소됐다.

 딸 헤리에테는 고교 졸업식 다음 날 목 부위 등을 흉기에 3차례 찔리고 나서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와 그 가족은 딸이 이스라엘 교도소에 복역 중인 무슬림 청년과 교제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면서 불화가 갈수록 커졌다.

 기소장에 따르면 딸은 아버지와 가족이 그 청년과의 교제를 막기 위해 폭력을 쓰고 협박을 하자 2주 전 가출을 했다. 가출 기간 남자친구의 어머니 집과 학교 친구 집에 머물거나 여러 곳에서 숨어 지내기도 했다.

 살해되기 1주일 전 딸은 "어머니가 나를 공격했다"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딸은 가족의 압력과 사회복지기관의 중재 등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가족과 갈등 끝에 부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딸은 "남자친구가 곧 출소하게 되고 남자친구를 위해 이슬람으로 개종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아버지는 "감옥에서 남은 인생을 보낼 준비가 돼 있다. (징역을) 신경 쓰지 않겠다"며 고함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은 딸의 행동을 모욕으로 받아들여 분노했다"며 딸이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본다고 진술했다. 종교는…무섭다. 

 ▣이스라엘은
유대교도가 절대다수인 국가이지만 소수 기독교도와 무슬림 공동체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 840만 명 가운데 기독교 인구는 16만1천 명(약 2%) 정도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