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유권자 10명중 9명 투표, 한인은 10명중 단 2명"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기획보도 / 3.한인 정치력 미래: 만만치 않은 도전

주류정치 진출 괄목 성장 불구 곳곳에서 한계 봉착
체계적인 지원·후원 등 커뮤니티 시스템 구축 절실
중국 커뮤니티 정치 기금 '수퍼 100'운용 타산지석
한인 유권자,  소수계 최하위권 '투표율'최대 난관


한인 정치력 신장의 역사는 굴곡의 도전사였다. 한인 특유의 정신력을 바탕으로 소수 민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관계 주류 사회에 진출해 활약하는 한인 수만도 135명에 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인 정치력은 분명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성장해 왔다. 이제 한인 정치력 신장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다. 

 "아직 갈길이 멀다."

 한인 정치력의 미래에 대해 워싱턴 주 첫 한인 하원의원인 신디 류(민주·32지구) 의원의 답은 단호했다. 이민 113년 동안 미주 한인들이 이뤄 놓은 정치력 신장은 괄목할만한 것이었지만 동시에 신디 류 의원의 지적대로 한계를 노출하면서 가야할 길이 먼 곳도 사실이다. 한인 인구 대비 한인 정치인 수가 중국이나 일본계 커뮤니티에 비해 적은 것이 그 단적인 예다. 

 미주 한인 이민역사 박물관 민병용 관장은 "한인 정치 역사에 비해 주류 정치에서 활동하는 한인 정치인들의 수는 많지 않은 편"이라며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한 체계적 지원과 후원 등 커뮤니티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인 정치력을 신장하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사고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는 차세대를 교육하고 현직 정치인들을 도울 수 있는 기금이 필요하다. 중국계 커뮤니티의 경우 '수퍼100'이라 불리는 커뮤니티 정치 기금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사업체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중국 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수퍼 100'에 십시일반으로 헌금해 차세대 및 현직 정치인의 지원에 활용한다. 

 한미연합회 스티브 강 사무국장은 "중국계 커뮤니티의 정치 기금 제도는 중국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의 토대"라며 "한인 사회에도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인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한인 정치력의 신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미국에서 투표는 정치력의 근간이다. 쿠바계 미국인들이 다수의 연방상원의원을 배출하는 등 중남미 국가의 이민자 중에서 가장 강한 정치세력을 형성한 기반은 70%에 이르는 투표율에 있다. 지난해 1월에 치러진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1지구 보궐선거에서 베트남계 후보자인 앤드루 도(51·공화)가 캘리포니아 주 하원과 상원의원을 역임한 베테랑 정치인 루 꼬레아를 43표 차로 이긴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베트남계가 몰려 있는 리틀사이공 거주 유권자의 우편투표 참여율이 40%가 넘은 것이 반전의 원동력이었다.

 이에 비해 한인들의 투표 참여율은 개선이 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 6월 오렌지카운티 예비선거에서 한인 유권자 투표율이 37.6%로 오렌지카운티 전체 투표율 49.6%와 비교하면 12%나 낮은 수치다. 이는 소수계 중 최하위권을 간신히 모면하는 수준이다. 

 한인 커뮤니티 차원에서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스티브 강 사무국장은 "일본계는 유권자 10명 중 9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한인은 10명 중 2명만 투표한다"며 "한인의 권익과 혜택을 위해서는 투표율 향상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